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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산 공세리성당, 아내와 함께 첫 번째 성당여행

    「성당 가는 날」은 아내의 버킷리스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첫 번째로 찾은 곳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 가운데 하나로 알려진 공세리성당입니다. 가톨릭 신자인 아내와 함께 미사에 참례하며 성당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그 안에 깃든 신앙과 종교의 의미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현재 이미지: 아내와 함께 방문한 충남 아산 공세리성당 전경

    아내와 함께 방문한 충남 아산 공세리성당. 우리 부부의 첫 번째 성당여행을 이 사진 한 장으로 시작한다.

    우리 부부의 첫 번째 성당여행

    아내와 함께 충남 아산에 있는 공세리성당에 다녀왔다.

    공세리성당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 가운데 하나로 많이 알려진 곳이다. 사진으로 볼 때도 참 예쁘다고 생각했지만, 직접 찾아가 마주한 성당은 사진보다 훨씬 아름다웠다.

    오래된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붉은 벽돌 성당은 화려하게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켜온 사람처럼 차분하고 품위가 있었다. 성당으로 올라가는 길과 주변 풍경도 잘 어우러져, 잠시 걸음을 멈추고 바라보게 했다.

    아내는 가톨릭 신자다. 나는 아내와 함께 성당을 찾으며 신앙과 성당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고 있다. 오늘 공세리성당을 찾아온 것도 단순히 유명한 건물을 구경하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이왕 왔으니 성당의 본래 모습을 조금이라도 느껴보고 싶어 아내와 함께 미사에도 참례했다.

    관광지로 볼 때와 미사에 참례할 때

    성당 밖에서 건물을 바라볼 때는 먼저 아름다운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성당 안에 앉아 미사가 시작되자 같은 공간이 전혀 다르게 느껴졌다.

    사람들은 조용히 기도했고, 정해진 순서에 따라 일어서고 앉으며 미사에 함께했다. 아내에게는 익숙한 시간이겠지만, 나는 그 흐름을 따라가며 사람들의 표정과 성당 안의 고요함을 느껴보았다.

    누군가는 감사한 마음으로, 누군가는 간절한 기도를 안고 이곳에 왔을 것이다. 또 누군가는 힘든 일을 견디기 위해 잠시 마음을 내려놓으러 왔을지도 모른다. 같은 시간과 공간에서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함께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성당은 아름다운 건축물 이전에 사람들의 마음이 머무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세리성당을 밖에서 바라본 시간도 좋았지만, 미사에 참례한 시간이 있었기에 오늘의 방문이 더욱 깊이 남았다.

    종교가 인류에게 해온 일을 생각하다

    미사를 마치고 성당을 나오면서 종교가 인류의 역사에 참 많은 도움을 주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교 역시 인간의 역사와 함께한 만큼 언제나 좋은 모습만 있었던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에게 삶의 기준을 전하고, 슬픔을 견딜 곳을 내어주고, 이웃을 돌아보게 한 힘이 있었음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사람이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두려움과 상실을 만났을 때 기댈 수 있는 곳, 자신의 욕심과 잘못을 돌아보는 시간, 그리고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생각하게 하는 가르침. 이런 것들이 수백 년,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종교가 인류에게 남긴 의미는 크다고 느꼈다.

    내가 미사에서 본 것도 거창한 무엇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잠시 일상을 멈추고 자신을 돌아보며, 가족과 이웃의 평안을 기원하는 모습이었다. 그런 시간이 반복되면서 사람의 마음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고, 세상을 조금 덜 거칠게 해온 것은 아닐까.

    아름다움 뒤에 담긴 공세리성당의 역사

    집에 돌아와 공세리성당의 역사를 조금 더 찾아보았다.

    공세리성당의 역사는 1890년 예산 간양골에서 시작되었으며, 1895년 공세리로 이전하면서 공세리본당이 되었다. 현재의 성당은 프랑스 출신 드비즈 신부가 직접 설계하고 공사를 지휘해 1922년에 완공한 고딕 양식의 건물이다. 성당과 옛 사제관은 1998년 충청남도 기념물 제144호로 지정됐다.

    ‘공세리’라는 이름도 이 지역의 역사와 연결돼 있다. 조선시대에 세금으로 거둔 곡식을 보관하던 공세곶창이 있던 자리에서 유래한 지명이라고 한다. 한때 세곡을 모아 한양으로 보내던 언덕이 세월이 흐른 뒤 사람들의 기도와 신앙이 모이는 자리가 된 것이다.

    공세리성당은 아름다운 풍경으로만 설명할 수 있는 곳도 아니다. 이 지역에는 박해 속에서도 신앙을 지킨 순교자들의 역사가 남아 있다. 성당 경내의 순교자 현양탑에는 아산 공세리 지역 출신 순교자 32위가 모셔져 있고, 옛 사제관을 개조한 박물관과 십자가의 길도 마련돼 있다.

    이런 역사를 알고 나니 오래된 성당과 나무들이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우리가 오늘 편안하게 걸었던 그 길에는 오랜 세월 신앙을 지키며 살아온 사람들의 삶과 아픔이 함께 놓여 있었다.

    서두르지 않고 하나씩 걸어보고 싶은 길

    오늘 공세리성당에서 사진 한 장을 남겼다. 아름다운 성당을 다녀왔다는 기념사진이면서, 우리 부부가 함께 시작하는 성당여행의 첫 번째 기록이기도 하다.

    앞으로 아내와 함께 우리나라의 아름답고 의미 있는 성당들을 하나씩 찾아가 보고 싶다. 성당의 역사와 건축도 알아보고, 가능하다면 미사에도 참례하면서 그곳에서 느낀 마음을 솔직하게 기록해 보려고 한다.

    나는 신앙을 설명하거나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다. 가톨릭 신자인 아내와 함께 성당을 걸으며, 그곳의 역사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배우는 사람에 가깝다. 그래서 전문적인 순례 안내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가 될 것이다. 아내가 바라보는 성당과 내가 느끼는 성당이 한 글 안에서 만난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 부부만의 기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 성당여행을 공세리성당에서 시작해서 참 좋았다.

    성당은 정말 아름다웠고, 미사는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었다. 무엇보다 아내와 같은 장소에 앉아 같은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다음에는 또 어떤 성당을 함께 걷게 될까. 서두르지 않고 한 곳씩 찾아가 보려 한다.


    방문 전 참고

    • 위치: 충청남도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성당길 10
    • 성당은 관광지이기 전에 신자들이 미사를 드리고 기도하는 공간입니다.
    • 미사 중에는 관광 목적의 출입과 사진 촬영을 삼가고, 방문 전 미사 시간과 박물관 관람 여부를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한 자료